그러니까, 그 언제쯤이던가, 지금으로부터 한 14년전 쯤 된 이야기일 겁니다.
제가 5년전 쯤 들은 이야기고 그 형이 그때 9년전 쯤 친구분께 들은 이야기라고 하셨으니..
경기도 화성 대부도 부근에 그 형의 친구분이 살고 있었다죠. 그때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으셨답니다.
학교 이름은 까먹었지만 흔히 알고 있는 시골 학교 처럼 집과 학교의 거리가
꽤 되었다고 합니다.
매일 야간자율학습에다 학교에서 집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에 11시-새벽 1시쯤에
집에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낡아빠진 자전거 하나 갖고 왔다갔다하셨죠.
그러던 어느 날이었답니다.
그날따라 학교에서 할일이 많아서 오래남아 있던 형은 결국 12시쯤 되어서야
학교를 나오게 되었죠.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1시간 반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그때 당시가 겨울철이라
엄청 쌀쌀했다는군요.
학교에서 도로 하나를 따라 50분쯤 가면 조그마한 마을 저수지가 하나 있고
그 저수지를 지나 20분쯤 가면 커다란 소나무들이 길 양옆으로 늘어져 있는
길이 있는데 낮에도 상당히 어두운 길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주변에 주인조차 알수 없는 무덤들이 즐비했다고 합니다.
형은 그 길을 하도 많이 다녀서 익숙해진 길이라 그냥 쌩쌩 달리셨다 합니다.
저수지를 지나려는데 문득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저수지쪽을 살짝 보셨는데
저수지쪽에 뭔가 어른거리더라고 하더군요.
잘못 봤나 싶어 다시 보니까 아무것도 없었다는군요. 그래서 잘못 봤나 싶어 다시
달리시는데 저수지를 거의 지나쳐 가려는 무렵 아무래도 저수지쪽이 찜찜하셔서
다시 돌아보셨는데 어디선가 그 순간
"꺄아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아주 커다랗게 들리셨답니다.
저수지 쪽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형이 매우 놀라 자전거 페달을 급히 밟으시면서
마구 달리셨다는군요.
쌀쌀한 밤에 저수지에서 갑자기 난데모를 비명소리가 들려오니 얼마나 놀라셨겠습니까.
그래서 미친듯이 달리는데 그 소나무들이 즐비한 무덤 근처까지 왔을때 갑자기
마구 낄낄거리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더랍니다.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는데 옆에서 자꾸 낄낄대다가 나중에는 비명소리에
알수 없는 괴성에 울음소리, 알아들기도 힘든 중얼거리는 소리까지 한데 뒤섞여서
양옆에서 들려오니까 거의 미칠 지경이 되어 정신없이 집까지 페달을 밟고
달려오셨는데 그만큼 무서운 적이 없었다고 하시더랍니다.
결국 비지땀을 흘리며 집에 돌아오니 할머니께서 마중나오시며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시길래 아무것도 아니라고 둘러대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새 누군가 자신을
노려보는 것만 같아 잠도 주무시지 못하셨답니다.
다음날 형이 지친 채로 학교를 가려 준비하는 중에 할머니께서 형을 유심히 보시더니
어제 뭔 일 있었냐라고 물으시길래 아무일도 없었다고 대답했더니 갑자기 할머니께서
호통을 치시더랍니다.
"지금 니 얼굴에 딴 놈이 보여!!"
형이 화들짝 놀랐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형도 몰랐던 일이지만 그 형의 할머니 가문이 아주 오래전에
무당일을 하셨고, 그 때문인지 감도 좋으시고 미신에 관한 지식도 많으셨다더군요.
형이 할 수 없이 어제 있던 일을 그대로 이야기하니 할머니께서 가만히 생각하시더니
부엌에서 시퍼렇게 날이 선 부엌칼을 가지고 나오셔서 가방에 넣어 주시더니 그걸 집에
올때 입에 물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달려오고 도착하면 나를 불러라라고 말씀하시더랍니다.
형이 하는 수 없이 칼을 들고 학교를 간 뒤에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자전거를 타고 출발했죠.
저수지쪽에 올때쯤 형이 가방에서 부엌칼을 꺼내려는데 어제처럼 비명소리가 들리는데
형이 급히 칼등 쪽을 무니까 소리가 딱 그치더군요.
형이 됐다 싶어 마구 달리는데 무덤쪽을 지나올때쯤 이번에는 뒤에서 뭔가 와글와
글 뒤쫓아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중에 "잡아! 저놈 잡아라!"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길래
형이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페달을 밟았는데 아마도 살면서 그토록 미친듯이 자전거
타고 달려본 적이 없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지칠줄도 모르고 자전거를 타고 집까지 달려와서 숨이 끝까지 찬 형이 자전거도
내팽개치고 대문에 들어오면서 애타게 할머니를 부르니 할머니께서 바가지 하나를
가지고 급히 나오시더니 크게 호통을 치시면서 바가지 안에서 무언가를 한 움큼 집어
마당에 휙 뿌리시는데 갑자기 "깩!" 하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할머니께서 이번에는 직접 바가지를 던지시니까 그 안에서 소금이 와르르 쏟아져
나오는데 이번에는 무언가가 알 수 없는 괴성을 길게 지르면서 바깥으로
뛰쳐나가더라는 겁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도 알 수는 없지만 확실히 지금 생각하면 소름끼친다고 하더군요.
그 뒤로는 그 주변에서 그 이상한 소리들을 들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 때문인지 몰라도 가끔 형이 귀신을 본 적이 있는데 소금을 한뭉치 들고
있으면 귀신을 보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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